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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컴퓨터/IT 정보

구글에 도전하는 검색엔진들

원제: 절대 강자 구글에 '천재'의 도전이 시작된다

천재 물리학자 울프램 박사 생각하는 지식엔진 개발해
MS '키예프' 6월 발표예정 의사 결정 도와주는 기능도

지난 1998년 스탠퍼드 대학에 다니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구글(google.com)이란 검색엔진을 만들었다. 당시 구글 사이트엔 '베타'란 로고가 달려 있었다. 시험판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구글은 1년 뒤 '베타' 딱지를 떼고 세계의 검색엔진 시장을 정복해 나갔다. 10년이 지난 지금, 구글은 세계 검색 시장에서 압도적인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64.2%로 사상 최고이며, 연간 매출 200억달러에 영업이익률이 30%대를 넘는다.

◆ 새로운 검색 기술로 구글에 도전하는 천재 물리학자

하지만 절대 강자 구글에 도전하는 새로운 검색 서비스가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구글의 유력한 새 경쟁자란 평을 듣는 검색엔진으로는 이달 서비스를 시작한 울프램알파(wolframalpha.com)가 있다. 울프램알파는 '천재' 스티븐 울프램(Stephen Wolfram· 50) 박사가 개발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철학교수였던 어머니와 소설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울프램은 16세 때 입자 물리학에 대한 논문을 썼고, 17세 때 옥스퍼드에 입학해 물리학 분야의 세계적인 논문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그곳 교수가 됐을 때 그는 20세였다.

                    ▲ 블룸버그 제공

울프램알파는 기본적으로 인터넷에 흘러다니는 정보를 찾아 주는 검색엔진이 아닌 '지능형 지식엔진(knowledge engine)'을 표방한다. 구글에 검색어를 넣으면 구글은 답이 있을 법한 관련 사이트를 나열해 주지만 울프램알파는 수집해 놓은 방대한 정보를 활용해 자신이 직접 간략한 형태의 답을 만들어 제공한다.

예를 들어 울프램알파와 구글에서 각각 'Korea'를 검색해 보자. 울프램알파는 'Korea'를 한국과 북한으로 나누고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대한민국(Taehan-min'guk)'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Choson-minjujuui-inmin-konghwaguk)'이란 한글 발음을 알려주고 양쪽 국기를 보여준다. 다음은 세계지도와 한반도 지도에서 위치가 보인다. 이어 남북한의 면적, 해안선의 길이 등 지리정보에서 총인구·인구밀도·평균수명·인구성장률 같은 인구통계, GDP(국내총생산)와 성장률·실업률을 비롯한 기본적인 경제지표를 보여준다.

반면 구글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위키피디아에서 'Korea'를 검색한 결과다. 이후 수많은 웹 문서와 관련 블로그와 동영상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다시 말해 울프램알파는 필수적인 정보를 간결하게 제시해 주고, 구글은 엄청난 분량의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수많은 길을 보여주는 것이다. 울프램알파는 10년 동안 구글이 너무 비대해졌다고 말하고 있다.

구글과 울프램의 근본적인 차이는 검색엔진이 직접 생각해서 답을 하느냐, 아니면 남이 생각해 놓은 것을 빨리 찾아주느냐에 있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New York to San Francisco)'를 검색하면 울프램알파는 거리(4149㎞)와 비행시간(4시간40분)을 가장 먼저 보여준다. 또 두 도시의 현재시각이 나온다. 반면 구글은 야후의 여행정보가 가장 먼저 나온다. 뒤이어 두 도시에 관한 수 많은 웹사이트가 나온다.

울프램 박사는 자신의 검색엔진에 대해 "전통적 검색엔진이 아니라 연산능력을 갖춘 지식엔진"이라고 자평했다. 울프램알파는 직접 답을 만들기 위해 세계에서 44번째로 빠른 수퍼컴퓨터를 비롯, 수많은 컴퓨터를 돌리고 있다. 울프램은 또 천재 물리학자의 작품답게 복잡한 수학 계산과 통계, 차트처리에서 탁월한 역량을 자랑한다.

물론 서비스 초기인 울프램알파는 아직 약점도 많다. 일단 다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또 검색결과로 가는 길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검색한 결과를 재구성해 보여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반응 속도가 느리다.

◆ 기존 검색엔진의 반격

기존 IT 업계의 강자들도 구글을 겨냥해 검색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6월 3일 새로운 검색 서비스인 키예프(Kiev.com·코드명 쿠모)를 공개할 예정이다. MS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는 "지금까지의 검색엔진은 정보 찾기에 매몰돼 있었지만, 키예프는 사람들이 정보를 찾고 나아가 그것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MS는 키예프를 사용자들이 더욱 빠르고 정확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의사 결정 엔진'이라고 부른다. 키예프는 이를 위해 다양한 특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쇼핑 기능을 살펴보면 검색 제품에 대한 전문가 리뷰를 정리해 제공한다. 또 제품에 대한 사용자들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를 같이 보여준다. 또 키예프는 지역 특화 정보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특정지역 관공서 업무시간, 지도·교통정보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검색엔진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한번 검색을 한 다음 더 많은 관련 정보를 보기 위해 비슷한 내용을 다시 검색한다. 키예프는 이런 사용자들을 위해 '빠른 탭'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소녀시대'를 검색할 사람의 빠른 탭에는 앨범·약력·동영상·이미지 등이 올라와 있다. 굳이 소녀시대를 검색한 다음 '소녀시대 약력'을 다시 검색창에 입력할 필요가 없다.

구글 이전 검색 시장의 최강자였던 야후도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계속 검색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야후는 지난 22일 애플의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음성 검색 서비스를 개시했다. 야후는 요즘 모바일 검색에 푹 빠져 있다. 향후 모바일 검색 시장이 중요해진다는 판단이다.

또 야후는 얼마 전 '서치몽키'란 새 기능을 검색엔진에 추가했다. 서치몽키는 사용자가 특정 레스토랑을 검색하면 이곳의 평점과 위치·리뷰·지도 링크·동영상 등 관련 데이터들을 한 페이지에 보여주는 기능이다.

◆ 국산 검색엔진의 도전, 구글 넘어 해외로

국내 검색 기술 기업들도 구글과 한판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올봄부터 곧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새로운 검색 기술을 모아 '검색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실험실에선 얼굴 수와 크기별 검색이 가능한 '얼굴 사진 검색'과 사진 촬영일 정보를 활용한 '기간별 검색'이 가능하다. 또 단어가 아니라 문장을 넣어서 가장 적절한 정보를 찾아 주는 이른바 시맨틱(semantic) 검색도 실험 중이다.

SK컴즈가 이렇게 검색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SK컴즈 주형철 대표는 "실험실에서 테스트 중인 기술을 올해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조선닷컴)